의사 국가고시 합격자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예도아의 의욕은 하늘을 찔렀다.
의대 시절부터 수석을 놓치지 않던 괴물, 유수한을 만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.

외상외과에 인턴 배정을 받은 지 고작 하루.
수많은 죽음을 목격한 도아는 처음으로 의사의 길을 선택한 것에 두려움을 느꼈다.
그래서 궁금했다.
유수한은 왜 이 힘든 길을 선택한 것인지.

“이렇게 힘든데…… 왜 외상외과예요?”
“미친놈이라서.”

흔들림 없는 답 뒤에 이어진 건 헛웃음이었다.

“넌 미치지 마라. 고달프니까.”

늦었다.
그런 당신과 나란히 서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걸 보면.

“좋아해요, 선배.”

고백?
아니.

“저도 미쳐 보려고요, 선배.”

선전포고였다.